인기 글
-
열 번째, 그림 같은 집, 소설 같은 집 집이라는 말에는 건축물을 뜻하는 ‘House’와 식구들이 단란하게 지내는 자리라는 ‘Home’이라는 의미가 함께 들어있다. ‘집다운 집’이라는 말은 식구들이 단란하게 지낼 수 있는 건축물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집답다는 말에 내포된 의미는 한 마디로 식구들이 집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리라. 동료 건축사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건축주가 설계를 의뢰하면서 딱 한 가지 조건만 들어주면 설계비는 충분히 지불하겠다고 한다. 그 조건은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라는 것인데 그 설계를 의뢰받을 수 있을까?” 동료 건축사는 고개를 내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행복하게 사는 건 그 식구들이 그렇게 살아야지 왜 설계자에게 그런 조건을 내세우는 것입니까?” 동료 건축사의.. 더보기
-
상량식上樑式에서 지난 2월 5일에 중목구조를 골조로 해서 짓고 있는 양산시 원동면의 심한재心閑齋의 상량식이 있었다. 상량식(上樑式)은 목조 건물의 골재가 거의 완성된 단계에서 대들보 위에 대공을 세운 후에 최상부 부재인 마룻대(상량)를 올리고 거기에 공사와 관련된 기록과 축원문이 적힌 상량문을 봉안하는 의식이다. [위키백과] 의식이다. [위키백과] 건축주께서 공사와 관련된 기록을 준비해 왔고 대들보에 붓으로 상량문을 써서 올렸다. 의식은 별도로 올리지 않고 건축주와 설계자가 대들보를 고정시키는 핀을 박아 넣는 것으로 형식을 삼았다. 시공자가 크리스찬이라서 그런지 기공식과 상량식을 간소하게 하고 말았는데 내 입장에서는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기공식은 토지신께 고하며 땅을 훼손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 것이고 상량식은 마.. 더보기
-
아이들은 문간방을 쓰게 하면서 우리집이라고? 방은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다. 방은 한자어로는 房이고 같은 쓰임새로 室실이라고도 쓴다. 방을 영어로는 Room, One Room, Two Room으로 소규모 공동주택을 일러 이렇게 쓰면서 익숙한 생활 용어가 되었다. 노래방, 찜질방 등으로 구획된 실이 특정용도로 쓰이면서 방이란 말에 부정적인 느낌이 스며있기도 하다. 방이라고 하면 옛 집에서는 큰방, 작은방, 안방, 사랑방, 고방 등으로 이름이 붙여 썼다. 이름이 지어진 방은 집을 구성하는 개실의 용도를 알 수 있다. 윗방과 아랫방이라 하면 방을 쓰는 사람의 위계를 알 수 있고 안방-안채와 사랑방=사랑채는 집에서 내외부인이 드나들 수 있는 영역을 의미했다. 안방-안채를 쓰는 사람은 사랑방-사랑채 출입을 삼가야 하며 손님은 안채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게 되.. 더보기
-
상가주택 설계 지침? 상가주택은 건축법에는 없는 용어이다.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개발된 택지에 지정된 주거용지에 지을 수 있는 건축물이다. 보통 일층에는 근린생활시설, 이층에 3~4 세대로 다가구주택, 3층은 건축주가 살 단독주택으로 세부 용도가 구체화되어 있다. 일층 근린생활시설과 이층 다가구주택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삼층 단독주택에서 생활할 수 있는 매리트가 있어서 인기 프로젝트로 선호하는 듯하다. 그러니 설계 목표는 아주 뚜렷하다고 볼 수 있다. 일층은 장사가 잘 되는 근린생활시설, 이층 다가구주택은 입주자가 들어오면 계약을 갱신해 가면서 계속 거주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이라도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상가주택은 용도와 면적이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어떤 설계로 짓느냐에 따라 생활비가 나오는 수익성이 달라질 것은 당.. 더보기
-
원룸도 당당하게 '집'이라고 할 수 있는 다세대주택 곧 일인가구가 전체 가구수의 30%를 넘어선다고 합니다. 다른 식구 없이 혼자 생활하는 일인가구의 급속한 증가는 사회의 저변을 뿌리부터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혼밥이라고 하는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식사환경에서부터 의식주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개선이 아닌 개혁이라고 할만큼 일상생활을 바꿔내고 있습니다. 일인가구 구성원은 대학생에서부터 독거노인까지, 연령대가 사회구성원의 전반적인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인가구로 사는 집은 원룸오피스텔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도시형생활주택이라는 초소형 아파트로 법제화되어 정식 주거유형으로 정착되었습니다. 이에 가세하여 월세수입을 겨냥해서 오래된 단독주택을 허물어 다가구주택을 짓거나, 단독주택 택지지역에서도 순수 단독주택이 아니라 법적인 용도가 단독주택인 다가구주택으로 지.. 더보기
-
불교의 미래, 절을 바꿔 지어야 불교가 산다 제 사무실 근처에 규모가 제법 큰 포교당이 들어 섰습니다. 그런데 그냥 일반적인 모습의 집입니다. 박스 형태로 짓고 난간을 기와로 장식해 절 분위기를 조금 내었을 뿐 입니다. 간판만 절이지 분위기는 영 아닙니다. 이제 기와집이 아닌시대에 맞는 절의 형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도 없고 현대식의 절을 제대로 제안할 건축가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건축가인 제가 큰 사찰부터 포교당까지 현대식 사찰에 대한 제안을 준비했습니다. 콘크리트로 된 절을 설계를 하기는 했지만 아직 기와를 포기하지 못하는 스님을 설득하지 못해 양복에 갓쓰는 형식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기와를 벗은 우리 시대의 절을 미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스님들과 불사를 준비하는 이들이 읽고 사찰을 짓는데 반영을 할 수.. 더보기
-
YouTube 태박이 - 부산 도심속 3층 단독주택, 내 집 건축해서 살아보는 꿈을 이뤘습니다 YouTube 태박이 태박이 전국의 부동산을 탐방하며 인사이트를 얻고 멋진 집, 그리고 삶을 보며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채널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촬영 및 광고문의 : dongingg@gmail.com ✨ 태박이 www.youtube.com 부산 문현동 상가주택 근생주택 점포주택 단독주택 근린생활시설 근생 설계 마당 처마 다락 경사지붕 박공지붕 외단열 역전지붕 복합자재 샌드위치 패널 판넬 이형대지 토목 개발행위 지목변경 더보기
-
3층에 마당있는 단독주택 우리나라에서 땅을 밟고 살면 축복받은 사람이다. 국민의 대부분이 도시에 모여 살다 보니 집은 아파트, 일터는 빌딩에서 지내게 되었다.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차로 지상으로 이동해서 일터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면 다시 엘리베이터로 공중으로 올라간다. 김기택 시인의 시, ‘그는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에서 ‘날개 없이도 그는 항상 하늘에 떠 있고 /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라는 시작에서 나는 씁쓰레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땅을 밟지 못하고 사는 이 시대의 사람들은 어쩌면 감옥과 다름없이 사각 공간에 갇혀 살고 있는 셈이다. 땅을 밟지 못하고 살다 보니 행동 범위가 한정되고 하는 일도 익숙한 행동을 반복할 뿐이다. 우리가 아파트에서 하는 일을 생각해 보라. 소파에서 벗어나.. 더보기
-
네 번째, 집의 수명을 좌우하는 외장재의 선택 학교에서 건축재료를 배우면서 외장재의 선택조건의 우선이 흡수율 이었던 걸 떠올린다. 아마도 빗물에 대한 흡수율이 낮아야 외장재로 적합하다고 배웠다. 그런데 요즘 지어지는 집을 보면 이런 기준과 상관없이 시멘트 벽돌이나 목재, 노출콘크리트 등을 예사로 쓰고 있다. 더구나 비에 대한 흡수율이 높은 재료를 쓰면서도 처마 없는 경사지붕으로 외관 위주의 디자인을 강조하는 집을 보면 안타깝다. 한술 더 떠 페인트나 노출콘크리트로 마감으로 벽과 경사지붕을 이어서 지어진 집을 보면 건축주의 입장을 생각했는지 알 수 없다. 바다가 가까운 곳에 집을 지으면서 스틸을 함부로 써서 붉은 녹이 흘러내리고 있는 걸 보면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지 괜한 걱정을 하게 된다. 설계자는 집이 지어지고 난 직후에 멋들어진 디자인을 사진으로 .. 더보기
-
두 번째, 안방이 꼭 일층에 있어야 하는 이유 단독주택을 지어서 사는 연령대를 보면 주로 50대가 넘는다. 은퇴 이후 여생을 보내려고 시골에 귀촌하기 위해 전원주택 개념으로 짓는다. 인생 후반기에 들다보면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지내려는 마음이 이는 건 도연명이 귀거래사에서 드러내는 그대로이지 않을까 싶다. 앞만 보며 달려온 삶을 잠시 쉬고 뒤를 돌아볼 여유를 가지며 살고 싶은 꿈을 전원주택을 짓는 것으로 실행에 옮기게 된다. 전원에 단독주택을 지어서 살아보면 의외로 ‘좋구나’라는 만족감보다 힘든 일이 더 많다고 한다. 한정된 집 안만 챙기면 그만이었던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몸의 습성을 떨쳐내기가 그렇게 만만찮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환갑을 전후로 하는 나이라면 몸 상태가 슬슬 일상의 움직임에도 부하가 걸리기 시작하게 된다. 사십대에는 아.. 더보기
-
집 둘러보기 에필로그, 경사지붕으로 처마 깊은 집 설계자: 건축사 김정관 (도반건축사사무소), 실무담당 김지인 설계기간: 2017. 4. ~ 2017. 12. 시공자: 니드하우스 (대표 유창민) 공사기간: 2018. 1. ~ 2018. 7. 구조: 삼나무 중목구조 처마가 사방으로 빠져나온 경사지붕을 가진 집은 고전적일까?... 입주하고 한 해를 살아보고 설계자와 시공자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거주 후 평가, 건축주가 마련한 상차림을 보니 점수는 'A'인 듯했다. 경사지붕에 처마까지 1미터를 뽑다 보니 별난 외관으로 작품이라는 멋 내기는 포기했다. 처마 없는 집을 지어 한해만 살아봐도 비 오는 정취를 즐길 수도 없고 여름 햇볕도 가릴 수 없다. 장맛비가 외벽을 타고 내려 창문 틈으로 누수가 되고 북쪽 벽에 끼는 이끼는 어떡해야 하나? 별채의 경.. 더보기
-
강을 앞에 두고 짓는 단독주택, 心閑齊로 당호를 받아 설계를 다시 살피니 착공을 앞두고 완성된 설계도를 살펴보며 당호를 지으매 어찌 긴 세월의 회상이 없겠는가! 아직 그 집에 살아보지 못했으니 풍광이 어떨지 모르고, 당호를 정했다 하나 추후에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복잡한 세상사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이곳에서 마음의 위안과 휴식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해 본다.. 책장의 묵은 책들을 앞세우다가 찾은 시귀(詩句)에서 눈에 들어온 것이 있다. 당나라 이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과 백로사(白鷺詞), 그리고 조업(曹鄴)의 山居라는 시에서 “心閑”을 건져 “마음이 한가로운 집”, “마음의 짐을 내려놓아 한가로워지는 집”. 心閑齊(심한재)로 지어본다. 정기적으로 만나는 담당의가 말하길, ‘마음을 내려놓아야 그나마 그럭저럭 살아가진다’고 하니 몸보다는 마음이 아닌가 한다. 山中問答(산중문답,.. 더보기
-
[공간(空間)... 그곳에 가고 싶다] 18. 부산 서구 부민동 '에피소드인커피' [공간(空間)… 그곳에 가고 싶다] 18. 부산 서구 부민동 '에피소드 인 커피'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자연의 이치를 입증이라도 하듯, 부산 원도심의 생명력을 잃은 공간이 기적처럼 되살아났다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옛 법원 인근에 있는 부민빌딩에 지난... www.busan.com 부산 카페 사무소 빌딩 리모델링 썬큰 부민동 에피소드인커피 생두 로스팅 전문점 바리스타 더보기
-
건물에 새 생명 불어넣기, 에피소드 인 커피 부산광역시 서구 부민동2가 9-6번지 부민빌딩 부민동 일대는 법원 이전 후에 거의 10년간 황폐화되어 있었습니다. 법원과 관련된 변호사, 법무사 사무실과 식당, 술집들이 이전하면서 상권이 기능을 상실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건물도 10 년간 비워진 채 버려져 있다시피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2012년,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가 오픈되면서 주변 상권이 부활되기 시작했습니다. 신축건물들이 지어지면서 다시 부민동 일대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지만 상가로서 기능을 담을 수 없는 건물들은 여전히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건물의 오랜 잠을 깨우는 작업, 새로운 쓰임새를 담아서 새 모습으로 만드는 작업인 리모델링입니다. 부민동 2가 9-6 부민빌딩은 리모델링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환생했습니다. 지하층과 1,2층에 음식점.. 더보기
-
주는 대로 받는 설계비, 받아야 할 설계비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설계비의 민간대가 법제화를 올해 주요 사업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석정훈 회장은 민간 설계 대가가 1990년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사실 지금의 설계대가로는 건축사라는 전문가의 정체성마저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건축사의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 법제화를 이루어낸 석정훈 회장의 저력을 보면서 건축사 민간대가의 법제화도 이루어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건축설계비 민간대가가 법제화되더라도 건축사들의 자유 경쟁으로 정해지는 설계비가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설계비를 결정하는 기준이라도 있어야 견적서를 작성할 근거를 가질 수 있지 않겠는가? 건축물을 짓는데 건축사의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보아야 할까? 평당으로 책.. 더보기
-
에코델타시티에 짓는 상가주택 상가주택을 짓는 목적을 생각해 보자. 우선 단독주택에 살면서 아파트에서 누릴 수 없는 개성 있는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그러면서 일층은 근린생활시설, 이층에는 다가구주택을 넣어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거와 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건축주가 바라는 집 짓기의 목표는 뚜렷하다. 단독주택은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라야 한다, 근린생활시설은 장사가 잘 되어야 월세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다가구주택은 세입자가 들락날락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상가주택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우리집, 장사가 잘 되는 근린생활시설과 세입자가 입주하면 잘 나가지 않는 다가구주택으로 확신할 수 있게 짓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 장사가 잘 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