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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문간방을 쓰게 하면서 우리집이라고? 방은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다. 방은 한자어로는 房이고 같은 쓰임새로 室실이라고도 쓴다. 방을 영어로는 Room, One Room, Two Room으로 소규모 공동주택을 일러 이렇게 쓰면서 익숙한 생활 용어가 되었다. 노래방, 찜질방 등으로 구획된 실이 특정용도로 쓰이면서 방이란 말에 부정적인 느낌이 스며있기도 하다. 방이라고 하면 옛 집에서는 큰방, 작은방, 안방, 사랑방, 고방 등으로 이름이 붙여 썼다. 이름이 지어진 방은 집을 구성하는 개실의 용도를 알 수 있다. 윗방과 아랫방이라 하면 방을 쓰는 사람의 위계를 알 수 있고 안방-안채와 사랑방=사랑채는 집에서 내외부인이 드나들 수 있는 영역을 의미했다. 안방-안채를 쓰는 사람은 사랑방-사랑채 출입을 삼가야 하며 손님은 안채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게 되.. 더보기
- 상가주택 설계 지침? 상가주택은 건축법에는 없는 용어이다.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개발된 택지에 지정된 주거용지에 지을 수 있는 건축물이다. 보통 일층에는 근린생활시설, 이층에 3~4 세대로 다가구주택, 3층은 건축주가 살 단독주택으로 세부 용도가 구체화되어 있다. 일층 근린생활시설과 이층 다가구주택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삼층 단독주택에서 생활할 수 있는 매리트가 있어서 인기 프로젝트로 선호하는 듯하다. 그러니 설계 목표는 아주 뚜렷하다고 볼 수 있다. 일층은 장사가 잘 되는 근린생활시설, 이층 다가구주택은 입주자가 들어오면 계약을 갱신해 가면서 계속 거주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이라도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상가주택은 용도와 면적이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어떤 설계로 짓느냐에 따라 생활비가 나오는 수익성이 달라질 것은 당.. 더보기
- 상량식上樑式에서 지난 2월 5일에 중목구조를 골조로 해서 짓고 있는 양산시 원동면의 심한재心閑齋의 상량식이 있었다. 상량식(上樑式)은 목조 건물의 골재가 거의 완성된 단계에서 대들보 위에 대공을 세운 후에 최상부 부재인 마룻대(상량)를 올리고 거기에 공사와 관련된 기록과 축원문이 적힌 상량문을 봉안하는 의식이다. [위키백과] 의식이다. [위키백과] 건축주께서 공사와 관련된 기록을 준비해 왔고 대들보에 붓으로 상량문을 써서 올렸다. 의식은 별도로 올리지 않고 건축주와 설계자가 대들보를 고정시키는 핀을 박아 넣는 것으로 형식을 삼았다. 시공자가 크리스찬이라서 그런지 기공식과 상량식을 간소하게 하고 말았는데 내 입장에서는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기공식은 토지신께 고하며 땅을 훼손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 것이고 상량식은 마.. 더보기
- 주는 대로 받는 설계비, 받아야 할 설계비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설계비의 민간대가 법제화를 올해 주요 사업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석정훈 회장은 민간 설계 대가가 1990년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사실 지금의 설계대가로는 건축사라는 전문가의 정체성마저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건축사의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 법제화를 이루어낸 석정훈 회장의 저력을 보면서 건축사 민간대가의 법제화도 이루어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건축설계비 민간대가가 법제화되더라도 건축사들의 자유 경쟁으로 정해지는 설계비가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설계비를 결정하는 기준이라도 있어야 견적서를 작성할 근거를 가질 수 있지 않겠는가? 건축물을 짓는데 건축사의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보아야 할까? 평당으로 책.. 더보기
- 서향 대지에 남향의 햇살이 담기는 집 건축물을 짓는 대지는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캔버스는 보통 사각형이지만 대지는 택지를 조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각양각색이다. 그나마 평지라면 다행이지만 경사진 땅이면 집을 앉히는데 어려움이 많다.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서 담배 내포장지인 은박지에 그림을 그린 이중섭 화가는 못으로 긁어서 명작을 남겼으니 대지의 모양을 탓할 일은 아니다. 이형의 대지라도 땅 생김새가 둔각으로 이루어졌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예각으로 뾰족한 부분이 많으면 토지이용에서 허실이 많아진다. 또 대지 면적에 비해 폭이 좁다면 더욱 쓸모가 줄게 되고 대지 주변에 집이 붙어 있으면 공사하는데 다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대지가 가진 모든 악조건을 가진 프로젝트를 소화해서 작업을 마쳤다. 이중섭 화가에 댈 수는 없겠지만 최악.. 더보기
- '우리집'을 지키는 처마가 나온 경사지붕 우리 식구가 살 집을 단독주택으로 지어서 살고 싶은 꿈을 꾸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꿈도 못 꾸냐며 책도 보고 인터넷으로 집을 살피며 수많은 집을 구상하는 사람도 많다. 이루지 못할 꿈은 허망하므로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집’을 꿈꾸는 사람들은 아파트에 살고 있더라도 우리집만이 가지는 일상을 누리면서 산다. 건축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단독주택을 지어 ‘우리집’에서 행복하게 살겠다는 꿈을 현실로 이루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는 여유 있는 집을 짓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써 모은 돈으로 우리집을 짓는다. 집을 짓기 위해 준비한 자금은 그야말로 천금千金같아서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 '우리집'으로 단독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우선 땅을 구해야 한다. 그 땅이란.. 더보기
- 강을 앞에 두고 짓는 단독주택, 心閑齊로 당호를 받아 설계를 다시 살피니 착공을 앞두고 완성된 설계도를 살펴보며 당호를 지으매 어찌 긴 세월의 회상이 없겠는가! 아직 그 집에 살아보지 못했으니 풍광이 어떨지 모르고, 당호를 정했다 하나 추후에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복잡한 세상사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이곳에서 마음의 위안과 휴식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해 본다.. 책장의 묵은 책들을 앞세우다가 찾은 시귀(詩句)에서 눈에 들어온 것이 있다. 당나라 이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과 백로사(白鷺詞), 그리고 조업(曹鄴)의 山居라는 시에서 “心閑”을 건져 “마음이 한가로운 집”, “마음의 짐을 내려놓아 한가로워지는 집”. 心閑齊(심한재)로 지어본다. 정기적으로 만나는 담당의가 말하길, ‘마음을 내려놓아야 그나마 그럭저럭 살아가진다’고 하니 몸보다는 마음이 아닌가 한다. 山中問答(산중문답,.. 더보기
- 경계 측량과 현장 조사 측량 결과가 나왔다. 공차초과부지라서 바로 측량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지면적을 정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한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행이 되었다. 측량 결과가 나오면 현장에 대지경계를 확인할 수 있는 말뚝으로 대지 범위를 눈으로 볼 수 있다. 설계를 진행하려면 대지에 가서 주변 상황을 살펴야 하므로 부리님과 시간을 맞춰서 현장에 도착했다. 멀리서 보이는 동네 분위기와 대지 주변의 느낌은 괜찮았다. 동네가 위치한 산자락의 방위가 남서향이라 햇볕이 잘 들어 양명하고 산으로 둘러 싸여 큰 바람이 들지는 않겠다. 자연 취락 지역이라 좁은 골목길로 동네가 형성되어서 도로를 새로 개설하는 중이었다. 그렇지만 우리 대지는 차량 진입 여건이 수월한 길이 아니었다. 운전을 조심스럽게 하지 않으면 안 .. 더보기
- 집짓기의 계륵, 건축사의 역할과 설계비 집을 짓는 일은 누구에게나 두 번 할 수 없는 일대사一大事라고 한다. 집짓기가 얼마나 힘든 일이면 집 세 채 짓고 저승 가면 무조건 천당행이라고 우스갯소리가 나왔을까? 내 집을 지어본 사람이면 두 번 다시 이 일을 하면 성姓을 간다고 할 정도로 문제와 다툼 없이 짓기는 어렵다. 건축주가 다툼 가운데 있게 되는 건 돈을 적게 들여 원하는 집을 지으려 하거나 일을 독단적으로 진행할 때 일어나게 된다. 시공자는 정해진 공사비에서 원가를 줄여 이윤을 확보하려고 애쓸 테지만 이윤을 뺀 실행 공사비가 부족해서 공사에 소홀하다 보면 문제가 된다. 좋은 집을 짓기 위해 뜻을 같이 해야 하는데 적정하지 못한 공사비는 늘 다툼의 원이 되기 일쑤다. 이렇게 다투게 되는 원인이 부실한 설계도면일 수 있으니 건축사의 책임이 없.. 더보기
- 식구들이 꼭 집에서 함께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 집에 있으면 주로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우리나라에서 집이라고 하면 아파트이니 거실 말고는 있을 곳이 따로 없지 않은가? 그러면 거실 소파에 앉거나 드러누워서 TV 보는 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지 별다른 게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파트 거실은 TV를 보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거실 벽 TV 화면 사이즈가 점점 커지고 오디오 시스템도 보강하는 집이 많다. 안락한 TV 시청을 위해 다리를 쭉 뻗고 볼 수 있는 소파가 없는 집이 없다. 집에서 주로 TV를 보는 건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닌지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왜 집에서 TV만 보느냐 하면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일도 없지만 딱히 다른 할 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OTT 서비스로 제공되는 전 세계의 다양한 프로그램에는 볼 시간이.. 더보기
- 발코니는 아파트에서 마당 한 달에 두어 번은 우리집에 손주가 온다. 출가한 자식과 가까이 사는 건 노후의 삶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라는 걸 심감하고 산다. 요즘은 자식들이 결혼만 해주어도 다행인데 손주는 바라지도 않는다고 푸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집은 할아버지를 졸졸 따라다니는 손녀를 주말마다 기다리니 주변에서 이런 자랑을 하려면 밥을 사라며 부러워한다. 손주가 우리집에 오면 맨 먼저 달려가는 곳이 발코니이다. 우리집 발코니 한쪽에는 계절마다 색깔이 다른 꽃이 피어나고 상추와 쑥갓, 아삭 고추도 자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장독에는 아내가 담은 간장이 담겨 있어 우리집 장맛을 지켜간다. 손주가 다니러 오면 아장아장 오가며 꽃구경하는 걸 보는 재미도 발코니가 없는 아파트에선 꿈도 못 꾸는 장면이다. 구.. 더보기
- 건축주께서는 백 점이라네요 晳涇帥軒석경수헌, 작년 12월 17일에 기공식을 했으니 벌써 반년이 지났다. 평지에 집만 지었으면 길어도 3개월이면 마쳤을 것이다. 도로에서 5미터 정도 높은 곳에 있는 밭을 집터로 삼았으니 마당이 접한 주변 정리에 공사기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설계도 그렇지만 집을 짓는 과정에 건축주가 참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내가 살 집이니 설계부터 집이 완공되어 입주할 때까지 빠진 게 없도록 살펴야 한다. 내가 살 집을 지어서 살 수 있다는 게 축복이 될 수 있도록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 석경수헌은 건축주께서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에 나와서 공사를 맡은 분과 대화를 하고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 애를 쓰셨다. 연세가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노심초사 현장을 돌보고 일이 없는 날에도 혼자 나와서 집이 지어.. 더보기
- 에코델타시티에 짓는 상가주택 상가주택을 짓는 목적을 생각해 보자. 우선 단독주택에 살면서 아파트에서 누릴 수 없는 개성 있는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그러면서 일층은 근린생활시설, 이층에는 다가구주택을 넣어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거와 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건축주가 바라는 집 짓기의 목표는 뚜렷하다. 단독주택은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라야 한다, 근린생활시설은 장사가 잘 되어야 월세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다가구주택은 세입자가 들락날락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상가주택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우리집, 장사가 잘 되는 근린생활시설과 세입자가 입주하면 잘 나가지 않는 다가구주택으로 확신할 수 있게 짓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 장사가 잘 되는 .. 더보기
- 3층에 마당있는 단독주택 우리나라에서 땅을 밟고 살면 축복받은 사람이다. 국민의 대부분이 도시에 모여 살다 보니 집은 아파트, 일터는 빌딩에서 지내게 되었다.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차로 지상으로 이동해서 일터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면 다시 엘리베이터로 공중으로 올라간다. 김기택 시인의 시, ‘그는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에서 ‘날개 없이도 그는 항상 하늘에 떠 있고 /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라는 시작에서 나는 씁쓰레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땅을 밟지 못하고 사는 이 시대의 사람들은 어쩌면 감옥과 다름없이 사각 공간에 갇혀 살고 있는 셈이다. 땅을 밟지 못하고 살다 보니 행동 범위가 한정되고 하는 일도 익숙한 행동을 반복할 뿐이다. 우리가 아파트에서 하는 일을 생각해 보라. 소파에서 벗어나.. 더보기
- 골조완성과 창호설치 작업 완료 대지위치: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설계자: 도반건축사사무소 김정관 시공자: 니드하우스 유창민 중목구조로 짓는 단독주택 현장은 감리를 갈 때마다 즐거워진다. 삼나무 향기도 좋지만 중목구조의 디테일을 보는 것으로도 집은 이렇게 지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18일에 프리컷 자재가 도착해서 토대를 놓고 거의 한 달 만에 골조와 방수포 작업이 완료되고 창호까지 설치가 되었다. 중목구조로 짓게 되면 현장에서 변경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변경 작업이 생겨서 설계자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까운 데 건축주 안주인의 요청이라 어쩔 수가 없다. 집은 지어지고 나면 다시 바꿀 수 없으니 설계단계에서 짚지 못한 사항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 설계 과정에서도 마무리 단계에서 창호를 바꾸면서 설계자의 제.. 더보기
- 착공, 기존 건물철거 및 기초 공사 대지위치: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설계자: 도반건축사사무소 김정관 시공자: 니드하우스 유창민 지산심한이 장장 8개월에 걸친 설계 작업이 마무리되어 공사를 시작했다. 지산심한은 중목구조로 지어지기에 기초공사 전에 먼저 일본에 프리컷 작업을 발주하였다. 중목자재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45일이 소요되므로 일정에 맞춰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집터에는 기존 건물이 있어서 철거작업이 선행되어야 했다. 건축물대장을 살펴보니 기존건물은 2017년에 준공되었으니 4년 만에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원래는 밭이었는데 석축으로 터를 돋우어 서른 평의 집을 지었는데 제대로 쓰지도 않고 허물어 버리게 되었다. 150평의 집터를 만들고 30평의 집을 짓는 비용이 만만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건축주가 토지를 구입한 금액을 보니 앞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