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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지산심한知山心閑

집 안에 들인 영취산 지산심한의 배후는 통도사가 있는 영취산입니다. 영취산이 하북면에 속하니 지산심한도 큰 산의 품에 안겨 있는 셈입니다. 지산심한의 집 밖에서는 독수리 머리처럼 생긴 靈鷲山 정상이 보입니다. 집 안에선 볼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영취산 정상이 글쎄 눈 앞에 들어온 게 아닙니까? 골조 공사가 다락 바닥까지 진행이 되어 다락방 창을 내다보니 떡하니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설계 과정에서는 생각치도 않았던 의외의 수확을 거둔 셈입니다. 다락방은 손님이 오면 묵을 수 있도록 만들어낸 공간이지요. 밤이 이슥해서 잠자리에 들 땐 모르다가 아침에 눈을 뜨면 창으로 밖을 내다보게 될 것입니다. 영취산 정상, 독수리가 쳐다볼 때 그 방에서 묵었던 손님은 어떤 느낌을 가지게 될까요? 무설자 무설자(김정관)는 건축사로서 도반건축사.. 더보기
골조완성과 창호설치 작업 완료 대지위치: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설계자: 도반건축사사무소 김정관 시공자: 니드하우스 유창민 중목구조로 짓는 단독주택 현장은 감리를 갈 때마다 즐거워진다. 삼나무 향기도 좋지만 중목구조의 디테일을 보는 것으로도 집은 이렇게 지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18일에 프리컷 자재가 도착해서 토대를 놓고 거의 한 달 만에 골조와 방수포 작업이 완료되고 창호까지 설치가 되었다. 중목구조로 짓게 되면 현장에서 변경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변경 작업이 생겨서 설계자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까운 데 건축주 안주인의 요청이라 어쩔 수가 없다. 집은 지어지고 나면 다시 바꿀 수 없으니 설계단계에서 짚지 못한 사항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 설계 과정에서도 마무리 단계에서 창호를 바꾸면서 설계자의 제.. 더보기
착공, 기존 건물철거 및 기초 공사 대지위치: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설계자: 도반건축사사무소 김정관 시공자: 니드하우스 유창민 지산심한이 장장 8개월에 걸친 설계 작업이 마무리되어 공사를 시작했다. 지산심한은 중목구조로 지어지기에 기초공사 전에 먼저 일본에 프리컷 작업을 발주하였다. 중목자재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45일이 소요되므로 일정에 맞춰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집터에는 기존 건물이 있어서 철거작업이 선행되어야 했다. 건축물대장을 살펴보니 기존건물은 2017년에 준공되었으니 4년 만에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원래는 밭이었는데 석축으로 터를 돋우어 서른 평의 집을 지었는데 제대로 쓰지도 않고 허물어 버리게 되었다. 150평의 집터를 만들고 30평의 집을 짓는 비용이 만만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건축주가 토지를 구입한 금액을 보니 앞서.. 더보기
설계를 마무리하며 남는 아쉬움. 단독주택은 실내와 마당이 모두 집인데 지산심한의 설계가 지난한 일정을 지나 마무리되었다. 서른 평이라는 규모가 면적으로 보면 작은 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나 건축주의 여생을 담아야 하니 한 치의 소홀함도 있을 수 없다. 그럴 것이라는 관념의 얘기가 아니라 건축주와 설계자는 8개월에 걸쳐 보완에 보완이 이루어져 끝낼 수 있었다. 집의 얼개를 잡는 기본 작업은 설계자에 대한 건축주의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잘 진행이 되었다. 내가 그동안 서른 채에 가까운 단독주택 작업으로 축적된 노하우가 잘 적용된 기본 얼개는 건축주의 바람은 물론 대지 조건에도 잘 어우러졌다. 이대로 좀 더 디테일한 부분만 다듬으면 좋은 집이 될 것이라 확신이 들었다. 그런데 기본 얼개를 잡아내는 과정까지는 순풍에 돛 단 듯했다. 그런데 안을 다듬어 들어가는 마무리 단계에.. 더보기
주택의 외관을 배우자 혹은 애인으로 살피니 단독주택의 얼개를 구상하면서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 하는 점은 무척 중요하다. 평면을 구성하는데 심도深度를 준다는 것은 이 집에서 어떻게 살지 쓰임새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외관에 관심을 둔다는 건 어떤 집으로 보이느냐에 관심을 둔다는 것이니 모양새에 신경을 쓴다는 얘기가 되겠다. 단독주택을 지어서 살려고 하는 건 그 집에서 평생을 보낸다고 작정을 하고 짓는다는 것이다. 단독주택을 지어본 사람들이 십중팔구 하는 말은 다시 집을 지으면 성을 간다며 머리를 내젓는다. 집짓기는 건 백년을 내다보아야 하는 일이니 지난至難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짓는 집은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과 닮았다.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외모에 관심을 두고 선택.. 더보기
내 방이 편안해야 비로소 ‘우리집’ 건축사를 취득하던 그해에 첫 단독주택을 설계하는 기회를 얻었다. 지금은 단독주택을 흔하게 짓고 살지만 그때가 1994년이었으니 설계할 기회가 쉽지 않았던 귀한 작업이었었다. 거의 서른 해 전의 새내기 건축사는 의욕과 열정이 넘쳤을 때라 ‘단독주택이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화두 풀 듯 애를 썼다. 관해헌觀海軒이라는 당호를 붙였던 그 집은 설계자인 나도 만족했지만 건축주도 그 집에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관해헌은 일간지에도 소개가 되었고, 단행본에도 실렸으며 케이블방송이었지만 TV에도 방영이 되었으니 첫 단독주택은 성공적인 데뷔를 한 셈이었다. 관해헌을 화두로 잡아 풀어낸 결과는 이 시대의 집에 한옥의 사랑채를 들인 것이었다. 업무상 접대가 빈번해 새벽귀가가 잦았던 건축주가 사랑채가 있는 집에서 손님.. 더보기
손님, 부부, 손주가 '우리집'으로 지내는 평면 얼개 앞선 글에서 평면 얼개를 짜기 전에 세 가지의 생각을 화두삼아 생각해 보았다. 손님, 부부 그리고 며느리 사위와 손주였다. 집을 쓰는 사용자가 부부만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평면 얼개를 짜기 위해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집을 쓰는 사람을 부부에게만 초점을 맞춘 아파트는 부부 전용 숙소일 뿐일지도 모른다. 집 값이 올라간다고 아우성치는 아파트 값 광풍을 보고 있노라면 건축사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다. 아파트는 부동산이라는 재산축적의 대상일지 모르지만 그 집에서 사는 게 행복할지에 대해선 모두가 무관심이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광고를 보면 입주하면 무조건 행복할 것 같은 광고멘트에는 그 어떤 근거도 없지 않은가? 화분 몇 개를 놓은 발코니도 없이 인테리어만 유행에 맞춰 꾸며놓으면 행복해지.. 더보기
평면 얼개를 짜면서 생각해보는 세 가지의 생각 건축물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도면은 아마 평면도일 것이다. 집을 설계하면서 가장 먼저 스케치하기 시작하는 작업도 평면도이다. 집을 지으려고 하는 목적에 맞는 방의 종류와 개수를 넣어 평면도를 그려보아야 규모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규모의 집이라고 해도 일층, 이층, 삼층으로 층수를 다르게 지으면 평면 구성이 달라져서 주거생활도 달라진다. 단독주택을 일층으로 지으면 모든 실室이 땅과 접하게 되어 가장 자연친화적인 집이 될 것이다. 이층집이라면 일층에는 거실 중심의 실이 들어가고 이층에는 침실이 위치하게 되기 쉽다. 삼층집은 협소주택이라 부르는 도심에 짓는 단독주택이 될 것이다. 지가地價가 높은 땅이라 마당은 거의 쓰지 못하고 내부 공간 위주로 쓰는 집이어서 발코니나 옥상정원을 .. 더보기
터에 집을 앉히다 터무니를 면밀하게 읽어내어 대지 주변을 살피는 작업이 마무리되고 나면 이제 터에 집을 앉히게 된다. 우리나라의 옛집을 살펴보면 중국이나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떤 나라와도 다른 외부공간체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 한옥만 가지고 있는 마당이라는 독특한 쓰임새를 가진 외부공간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마당은 지붕만 없을 뿐 안채의 대청에는 안마당, 사랑채에는 사랑마당, 정지에는 정지마당, 행랑채에는 행랑마당으로 내부 용도와 이어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의 옛집은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이 하나의 영역으로 묶여 있어서 담장으로 둘러싸인 전체가 ‘집’이 되는 체계를 갖고 있다. 즉 건물의 내부 위주로 지어서 쓰는 요즘 단독주택은 옛집에 비해 반 밖에 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짓는 집이라고 .. 더보기
터무니로 읽어낸 심한재心閑齋의 집터 ‘터무니없다’라고 하면 정당한 이유 없이 얼토당토 않는 것을 일러서 그렇게 쓴다. 터무니는 터에 새겨진 무늬를 말한다. 터무니를 본다는 것은 터가 가지고 있는 인문학적 상황과 주변의 지정학적 요소와 대지의 형태, 고저차 등을 살피는 일이다. 집터가 가지는 요모조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외관 위주로 디자인되어 보기에 좋은 집을 지었다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집’에서 살게 되는 셈이다. 집을 지을 땅, 집터를 구하는 일은 배우자를 찾는 일만큼 어렵다고 한다. 이상형으로 그리는 사람이 아니면 배우자로 삼을 수 없다고 고집하면 평생 혼자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집도 모든 것이 구족된 집터를 찾기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부족해 보이는 점이 좀 있을지라도 크게 흠이 없어 보이면 집터로 선택해야 한다... 더보기
집을 생각하는 화두, '얼마나'와 '어떻게' 통도사가 있는 영축산 자락의 양산 지산리에 집터를 잡은 단독주택 설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건축주는 집의 규모를 서른 평 이하의 단층으로 지으려고 했다. 여태껏 서른 채 가까운 단독주택을 설계했지만 최소 마흔 평은 넘어야 방이 세 개가 들어가면서 손님이 묵어갈 수 있는 집이 된다. 서른 평 정도의 규모로 ‘집다운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아파트의 규모와 비교해서 생각해 보면 전용면적 25.7 평이면 방이 세 개가 나오는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넉넉한 집이다. 물론 발코니를 법이 허용하는 대로 확장한 상태라서 거의 마흔 평에 가까운 면적이 된다. 단독주택의 서른 평은 아파트로 치면 분양면적 스무 평 초반 대에 해당되는 규모가 될 것이니 평생 살아야 하는 집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른다. 평소에는 부.. 더보기
知山心閑, 산에 안기니 마음이 쉬어진다 영축산을 배산으로 하는 집터에서 지산마을은 진시황 때 ‘서불’이라는 사람이 불로초를 구하러 동방으로 왔을 때 영지를 구한 곳이라는 유래를 가진 지산리 3개 마을(지산, 평산, 서리마을) 중 한 곳이다. 오래된 마을은 길지吉地이기에 사람들이 대를 이어 살고 있으니 여기에 집터를 얻을 수 있었으니 행운이라 하겠다. 집터는 지산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하고 십여 호의 집이 모여 있어 곧 작은 마을이 되겠다. 집터는 통도사를 품고 있는 영축산을 배산으로 하고 지산마을에서 내려오는 개울을 끼고 있어서 주변의 산세나 분위기는 전원에서 살기에 알맞은 곳으로 보인다. 집터에서 주변을 살피다. 조망은 앞으로는 동으로 열리고 배후가 되는 뒤로 영축산 정상이 한눈에 들어오며, 남쪽으로는 낮은 언덕이 저 편에 떨어져 있어 .. 더보기
또 하나의 심한재心閑齋를 시작하며 2017년에 양산시 원동면에 심한재라는 당호로 단독주택 설계를 시작해서 2019년에 준공을 했다. 단독주택을 스무 채가 넘게 작업을 하면서 목조로 지어내기는 심한재가 처음이었다. 철근콘크리트조로 짓는 집은 설계를 아무리 잘 했어도 시공 중에 여러가지 사정으로 변경되기 일쑤였다. 일본의 삼나무 중목조는 프리컷으로 제작되어 오기에 현장에서 바뀌어질 수가 없다. 건축주의 마음이 바뀌어도, 현장인부의 거친 손에도 변경될 수 없으니 설계대로 지어질 수 있었다. 건축주가 시공 중에 겪어야 하는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으면 죽어서 저승을 가서 집 세채만 지었다고 하면 무조건 천당행이라고 할까? 설계자는 물론 건축주도 지어낸 결과에 만족할 수 있었던 심한재, 시공자는 복잡한 설계도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집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