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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주택/명지동상가주택

두 번째 프로젝트, 이안재 설계 계약

상가주택 네 번째 프로젝트를 계약하게 되었다. 건축주는 한 달 전에 상가주택 설계 관련 상담을 하고 다녀갔는데 드디어 계약이 이루어졌다. 이번 계약은 지난번 이안정과 같이 지인의 추천이나 소개가 아니라 SNS를 통해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어서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개인이 건축물을 짓는다는 건 망망대해에서 조각배를 타고 항로를 찾아 목적지로 가야 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싶다. 집 짓는 과정에서 첫 관문이라 할 설계자의 선정은 가장 중요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건축주 자신은 아는 건축사가 없을지라도 지인 몇 명에게 추천을 요청하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설계자를 찾는 게 왜 어려운 일이라고 할까?

 

부산에만 천 명이 넘는 건축사가 있지만 우리 집을 짓는 적임자는 딱 한 사람일 것이다. 물론 설계가 끝나서 시공자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설계도, 공사도 싸게 잘해 줄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돈을 들이는 어떤 경우에도 이보다 더 적확한 말이 없을 것이다. 싼 설계비가 아니라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건축사로 선택된 그 한 명이 되어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되었으니 감개무량한 일이다.

 

 

건축사의 선택에 앞서

 

건축주는 서울에 살고 있는 분이다. 그래서 건축주 분은 김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그의 형님에게 집 짓는 일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형님은 설계자를 정하는 일부터 위임받아 우리 사무소를 방문했었던 것이다. 형제간의 우애가 어떤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건축주도 그렇지만 그의 형님도 집을 짓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우리 사무소를 찾게 된 건 집을 지을 대지와 가까이 있는 우리가 작업한 발코니하우스를 보고 호감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SNS를 통해 발코니하우스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서 주관하는 2021년 BJEFZ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건축주분의 형님께서 발코니하우스에 얼마나 호감을 가지셨는지 땅의 크기와 형태가 엇비슷하니 발코니하우스를 그대로 지어도 좋겠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상을 받았던 것만큼 기분이 좋아진다. 건축주분의 형님은 그동안 발코니하우스를 지으면서 내가 썼던 글을 출력해서 읽으셨다고 하니 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설계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공사는 올 겨울을 넘기고 내년 3월경에 할 예정으로 집을 짓는 일정이 급하지 않다는 게 아쉬웠다. 이루어지지 않은 계약은 이루지 못할 수도 있으니 그렇다. 계약까지 기다리며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건 20년 전보다 못한 설계비로 고객을 유치하려는 건축사가 너무 많기에...

 

 

도반건축사사무소의 상가주택 두 번째 프로젝트인 발코니하우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2021 BJEFZ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는데 건축주도 아주 호감을 가져 계약을 하게 되었다.
 
 

설계 계약이 빠를수록 좋은 이유

 

집짓기에 있어 착공 일정이 여유가 있어서 설계가 시기적으로 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미룰 필요는 없다. 설계 기간은 여유를 가질수록 공사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설계 계약을 하자마자 허가 접수를 독촉하는 건축주가 적지 않은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설계 기간이 짧아서 대충대충 넘어갔던 일들이 시공 중에 불거지면 시공자뿐 아니라 건축주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설계는 대지 구입에 필요한 기초적인 검토 단계인 기획 설계, 집의 얼개와 외관 디자인을 확정하는 계획 설계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 설계 단계는 無에서 有를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써야 하지?’라는 쓰임새로 집을 짓는 궁극적인 고민을 풀어내야만 스케치로 집의 윤곽을 드러내게 할 수 있다. 흔히 ‘어떤 집을 지을까?’라는 시각적인 모양새에 치중하는데 쓰임새에 합당한 집이 아니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집터만 있는 無의 단계에서 쓰임새를 부여해 '어떻게 살 수 있는 집으로 지어야 할까?'에 대한 답을 찾아내는 고민이 끝나야 '어떤 집으로 설계할 지'라는 有의 단계로 진행된다.

 

 

 

터만 있는 無의 단계는 말 그대로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 이 無의 단계에서 쓰임새를 부여해 ‘어떻게 살 수 있는 집으로 지어야 할까?’에 대한 답을 찾아내는 게 바로 기획 설계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는 無, ‘어떤’은 有라고 할 수 있으니 스케치가 선으로 나타나면 계획 설계 과정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기획 설계와 계획 설계에 소요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집에 대한 생각은 건축주의 처지를 설계자가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건축사는 건축주의 대리인이라 할 수 있는데 주군을 보좌하는 책사라고 하면 어떨까? 초한지에서 유방이 항우를 이기고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책사의 지략을 귀담아 들었던 때문이다. 주군인 건축주, 책사인 건축사는 어떤 관계로 맺어져야 할까?

 

 

발코니 하우스의 기획과 계획 설계 과정의 산물, 3D-MODELING으로 최종 결과물을 검토한다.

 

 

내년 3월에 지을 집인데 왜 벌써 설계 계약을?

 

건축허가는 집을 짓는데 필요한 행정 절차일 뿐이다. 그런데 공사 일정을 잡고 나서 설계를 의뢰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설계 계약하는 자리에서 언제 건축허가가 날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건축사 입장에서 보면 기가 찰 일인데 그게 아무렇지도 않은 게 이상하다.

 

설계 계약을 하고 나면 바로 도면 작업에 들어가서 허가 접수까지 한 달 만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나는 단연코 그렇게 집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한다. 아무리 작은 창고라고 해도 몇 천만 원이 들어가고 상가주택이라면 거의 십억 원 가까운 공사비와 부대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설계를 계약하자마자 건축허가가 언제 나느냐고 독촉을 하는 건 어불성설이 아니고 무엇이랴.

 

 

설계비가 제대로 책정되지 못하거나 싼 설계비를 제시한 건축사는 일을 서둘러 진행한다.

 

 

 

건축사사무소의 입장에서는 계약 후에 일이 빨리 끝나면 원가가 절감될 수 있다. 설계비가 제대로 책정되지 못하면 일을 서둘러 진행해야만 한다. 한 달 만에 일을 끝낼 수 있는 일이라면, 아니 그렇게 일하는 사무소는 설계비를 저렴하게 책정해서 수주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앞서 세 건의 상가주택을 설계했지만 설계 기간만 3개월 이상 걸렸고 착공까지는 5개월 가까이 소요되었으며 현장 관리까지 관여하려면 그에 합당한 설계비로 계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집을 지으면서 기획 설계와 계획 설계가 끝나면 그다음 단계부터는 일정대로 진행된다. 지체되는 건 그만한 사유가 있게 되고 그에 따라 들어가는 비용은 원가 상승 요인이 된다. 하지만 지어야 할 집에 대한 고민은 기획과 계획 설계 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절대 기간이란 없다고 볼 수 있다.

 

2023년 3월 착공 예정이라면 기본 설계와 실시 설계는 약 2개월, 행정 처리와 시공사 선정에 1개월이라 보면 집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간은 약 5 개월가량이 된다. 건축주가 바라는 집, 건축사가 소신을 가지고 설계할 일정의 여유가 주어진 계약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도반건축사사무소의 상가주택 첫 번째 프로젝트인 문현동 양명재-시공 단단한 종합건설, 서향으로 불리한 대지 여건을 마당과 광정을 두어 남향의 건강한 햇볕을 실내로 들인 작업이다.

 

 

이번 설계 계약은 건축주께서 우리 사무소에서 원하는 조건에 동의해서 원만한 계약을 하게 되었다. 상가주택 두 번째 프로젝트에 최우수상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고 세 번째 프로젝트는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의 이상적인 협업으로 삼자가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계약은 충분한 설계 기간과 그에 상응하는 설계비로 계약이 이루어졌으니 이제 우리가 최선을 다하면 된다.

 

최고의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장담하는 건 오만이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모두가 공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건 소신이다. 앞에 진행되었던 세 건의 상가주택이 만족스러운 결과에 이르렀으니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작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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