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풀어쓰는건축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상가주택 설계 지침? 상가주택은 건축법에는 없는 용어이다.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개발된 택지에 지정된 주거용지에 지을 수 있는 건축물이다. 보통 일층에는 근린생활시설, 이층에 3~4 세대로 다가구주택, 3층은 건축주가 살 단독주택으로 세부 용도가 구체화되어 있다. 일층 근린생활시설과 이층 다가구주택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삼층 단독주택에서 생활할 수 있는 매리트가 있어서 인기 프로젝트로 선호하는 듯하다. 그러니 설계 목표는 아주 뚜렷하다고 볼 수 있다. 일층은 장사가 잘 되는 근린생활시설, 이층 다가구주택은 입주자가 들어오면 계약을 갱신해 가면서 계속 거주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이라도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상가주택은 용도와 면적이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어떤 설계로 짓느냐에 따라 생활비가 나오는 수익성이 달라질 것은 당.. 더보기 주는 대로 받는 설계비, 받아야 할 설계비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설계비의 민간대가 법제화를 올해 주요 사업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석정훈 회장은 민간 설계 대가가 1990년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사실 지금의 설계대가로는 건축사라는 전문가의 정체성마저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건축사의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 법제화를 이루어낸 석정훈 회장의 저력을 보면서 건축사 민간대가의 법제화도 이루어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건축설계비 민간대가가 법제화되더라도 건축사들의 자유 경쟁으로 정해지는 설계비가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설계비를 결정하는 기준이라도 있어야 견적서를 작성할 근거를 가질 수 있지 않겠는가? 건축물을 짓는데 건축사의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보아야 할까? 평당으로 책.. 더보기 아파트는 아파트일 뿐 우리집은 아니다? 우리는 집에서 산다. 단독주택, 공동주택만 집이 아니라 오피스텔, 고시원도 있고 심지어 생활형 숙박시설도 집이다. 오늘 뉴스로 접한 일본 도쿄의 초소형 공동주택은 10㎡에 욕실과 주방, 소파까지 갖추어 혼자 사는 주택의 기능을 다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유형이 너무 다양하다 보니 집도 그에 맞추어 각양각색으로 공급되고 있다. 집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한 루이스 칸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다양한 주택의 유형을 두고 일일이 삶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겠지만 아파트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고자 한다. 집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데 아파트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우리나라에 처음 아파트가 공급되었을 .. 더보기 아파트를 집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거의 다 아파트에 산다. 단독주택은 대부분 오래된 집이고 최근에 지은 집은 마음먹고 지어서 산다. 아파트에서 사는 우리네 주거생활은 얼마나 만족스러운 지 따져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하긴 아파트가 좋아서 사는 게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살 수밖에 없으니 따지고 말고 할 게 없기는 하다. 집이라는 정체성은 사는(living) 곳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사는(buy) 것이 되어버린 게 현실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집을 한번 지으면 대를 물려서 살았지만 우리가 사는 아파트라는 집은 부동산으로 전락되어 재산 증식 수단이 된 지 오래다. 집을 ‘사는(living) 곳’으로 보고 수십 년을 한 집에서 사는 사람은 가난하고, ‘사는(buy) 것’이라는 걸 일찍 깨친 사람은 집만 몇 번 옮기는 것으로 富.. 더보기 단독주택 마당에 대한 소고小考 우리나라가 언제부터인지 외식이 일반화되기 시작해서 밥을 해먹지 않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카페가 얼마나 많은지 사람이 모일만한 곳은 한집 건너 카페가 있다시피 하니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의 주방과 거실이 주거공간에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방의 기능은 냉장고에서 냉동식품을 보관해서 데워 먹는 정도이고 거실이 TV를 보는 공간으로 그 역할이 한정된 지 오래되었다. 아파트가 씻고 잠자는 숙소의 역할 그 이상을 하지 않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사람들의 일상에서 집이란 어떤 의미인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공중에 떠 있는 집인 아파트에서 발코니는 밖으로 돌출된 단순히 비어있는 공간이 아니라 주거를 위한 최소한의 외부영역이다. 발코니가 있음으로 해서 실내.. 더보기 집짓기의 계륵, 건축사의 역할과 설계비 집을 짓는 일은 누구에게나 두 번 할 수 없는 일대사一大事라고 한다. 집짓기가 얼마나 힘든 일이면 집 세 채 짓고 저승 가면 무조건 천당행이라고 우스갯소리가 나왔을까? 내 집을 지어본 사람이면 두 번 다시 이 일을 하면 성姓을 간다고 할 정도로 문제와 다툼 없이 짓기는 어렵다. 건축주가 다툼 가운데 있게 되는 건 돈을 적게 들여 원하는 집을 지으려 하거나 일을 독단적으로 진행할 때 일어나게 된다. 시공자는 정해진 공사비에서 원가를 줄여 이윤을 확보하려고 애쓸 테지만 이윤을 뺀 실행 공사비가 부족해서 공사에 소홀하다 보면 문제가 된다. 좋은 집을 짓기 위해 뜻을 같이 해야 하는데 적정하지 못한 공사비는 늘 다툼의 원이 되기 일쑤다. 이렇게 다투게 되는 원인이 부실한 설계도면일 수 있으니 건축사의 책임이 없.. 더보기 부산의 근대건축물-구 백제병원을 돌아보고 무설자의 에세이 집 이야기 1903 부산의 근대건축물-구 백제병원을 돌아보고 부산에서 건축하는 사람이라면 부산의 과거를 얘기해 줄 수 있는 근대건축물을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부산은 일제가 만든 도시라서 지금 남아있는 근대건축물은 다 일제시대에 지어졌다. 부산의 도시 역사를 증명해 줄 수 있는 근대건축물이 화재로 없어지기도 했지만 일제의 잔재라는 인식으로 너무 쉽게 헐려 버렸다. 지금 남아있었다면 볼만했을 구 부산세관은 도로를 확장하면서 헐어 버렸고 구 부산시청도 롯데타워를 짓느라 없어지고 말았다. 뒤늦게 근대건축물을 보전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사회화되면서 있는 건축물이라도 지키는 노력을 다하고 있으니 다행이라 하겠다. 도시의 역사는 건축물을 통해 읽을 수 있으니 이제부터라도 지켜내야 할 건축물은.. 더보기 집이냐 짐이냐, 건축물의 외장재 선택은 디자인보다 유지관리가 우선 되어야 한다 아내가 경영하는 카페인 ‘에피소드인커피’ 정원에는 두 평도 채 되지 않는 목재 데크가 깔려 있다. 카페 실내공간과 정원을 완충하는 매개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카페를 오픈했을 때는 옥외 테이블을 놓고 정원에서 커피를 마시는 자리였다. 흡연석이 금지된 지금은 테이블을 둘 수 없어 의자만 있지만 세상에서 둘도 없는 분위기의 흡연 공간으로 쓰고 있다. 데크의 소재는 목재인데 방부목이라지만 썩지 않는 건 아니다. 방부처리를 했기에 방부목이라는 이름을 썼겠지만 소재가 천연목재인지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목재를 건축물의 외부에 구조재나 치장재로 쓰기 위해서는 다른 재료보다 더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사실 목재는 내구성에서 비와 햇볕에 노출되는 외부에 쓸 수 있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데크 소재로 목재를.. 더보기 김해 카페 봉황1935, 과거가 현재를 반성하게 하는 자리 김해는 가야의 고도이다. 가야가 전설이 아니라 역사로 인정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젠 엄연한 삼국이 아니라 사국시대로 기록된다. 하지만 땅 속의 유물이나 왕릉이외는 가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5가야 중 금관가야의 도읍지로만 유물이나 유적지를 찾아내고 국립박물관까지 세웠다. 하지만 가야시대 이후의 역사는 없었을까? 통일신라, 고려, 조선, 일제를 거쳐온 흔적은 다 무너지고 묻혀 있어도 관심이 없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과거는 일제 식민지 시대를 거쳐온 근대이며 반성할 일도 새겨두어야 할 일도 많다. 그런데 근대의 흔적은 일제를 지워버리고 싶어서 그런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을 막지 않는다. 과거를 기억하고 공부해야만 미래에 부끄럽지 않은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봉황 1935라는 카페, .. 더보기 집도 나이를 잘 먹어야 대접을 받는데 무설자의 에세이 건축 이야기 집도 나이를 잘 먹어야 대접을 받는데 목조로 지은 한옥이나 사찰, 궁궐은 수백 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이 시대의 모습으로 쓰이고 있다. 경주 양동 마을의 한옥은 500여 년 전에 지어졌지만 주택의 용도로 후손들이 살고 있으며, 부석사 무량수전은 고려시대(1376년)에 지어졌으니 무려 639 년이 지났는데도 사찰의 주 전각으로 매일 예불을 올리는 공간이 되고 있다. 건축구조체 중에서 가장 약한 재료인 나무를 써서 짓는데도 화재만 피한다면 우리나라의 집 중에서 장수하고 있는 것이 목조건축이다. 물과 불에 가장 취약하고 충해나 충격에도 늘 관리가 필요한 집이 목조건축이니 늘 눈길과 손길이 필요하다 하겠다. 구조체와 외벽을 습기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바닥에서 들어올려 주추를 놓아 가둥.. 더보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작년에 출강했었던 모교의 후배이자 제자들이 사무실을 찾아 왔습니다. 십년 넘게 겸임교수로 강의를 나가다가 3년을 쉬었는데 선배 교수의 요청으로 강의를 다시 시작했지만 한 학기로 그만 두었습니다. 쉰의 고개를 넘기고 보니 교수들도 후배, 외래교수들도 제자들인데다 학생들과는 30년이 넘는 세월차라 어울리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한 학기 제 수업을 받았던 자식이라도 막내같은 학생들이 잊을만 하면 찾아 옵니다. 이 녀석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소주 한 잔하는 재미는 자리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재잘 재잘 떠드는 아이들과 잔을 나누면서 어울리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어지간한 시름은 싹 사라집니다. 오늘 찾아온 아이들 중에 한 녀석이 선물이라며 조그만 꾸러미를 내밀었습니다. "교수님, 나중에 열어.. 더보기 길타령-광복로에서/계간 예술문화비평 2014년 가을호 길타령 김정관 건축사, 수필가/도반건축사사무소 대표 길이 없어서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김기택 시인의 시 ‘그는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를 읽으며 새보다 땅을 많이 밟는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땅을 거의 밟지 않는 사람들은 주로 지상에서 몇 십 센티미터에서부터 수십 미터 높이에 떠서 사는 셈이다. 새보다도 땅을 다 많이 밟고 산다는 건 길 걷기를 좋아하고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걸 이르는 것이렷다. 날개 없이도 그는 항상 하늘에 떠 있고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아파트를 나설 때 잠시 땅을 밟을 기회가 있었으나 서너 걸음 밟기도 전에 자가용 문이 열리자 그는 고층에서 떨어진 공처럼 튀어 들어간다. 휠체어에 탄 사람처럼 그는 다리 대신 엉덩이로 다닌다. 발 대신 바퀴가 땅을 밟.. 더보기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시민건축대학 초청강연회 제3강, 세상에서 하나 뿐인 우리 집짓기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시민건축대학 초청강연 제3강, 강연원고 세상에서 하나 뿐인 ‘우리집’ 짓기 도반건축사사무소 김 정 관 왜 집을 ‘만든다’고 하지 않고 ‘짓는다’ 했을까?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행복할 수 있는데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이 되는 세 가지 요소인 의식주인 옷과 밥, 집은 ‘만든다’라고 하지 않고 ‘짓는다’라고 쓴다. ‘짓다’라는 말을 어디에 쓰는지 사전에서 살펴보니 ‘사람의 의식주와 관련된 것을 재료를 들여 만든다.’라고 되어 있다. 하필이면 의식주와 관련된 것에 ‘짓는다’라고 쓰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또 ‘글’을 짓고 ‘약’을 짓고 ‘농사’를 짓는 것이니 ‘짓다’를 붙이는 목적어는 생활의 근본이 되는 의식주와 함께 정성을 다해서 해야 하는 일에 ‘짓다’를 붙여서 쓰.. 더보기 일하는 것과 그 대가를 받는 법 스님의 계산법 어떤 스님이 있었다. 이 스님은 가는 절마다 주변의 황무지를 개간하여 논이나 밭으로 만들었다. 그 스님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분이었지만 사실은 절의 어른이었다. 그 스님이 절 주변의 땅을 소일 삼아 개간하여 논이나 밭을 만들어지고 나면 그 논밭은 인연이 닿는 사람에게 싼 값으로 건네졌다. 부산의 어느 절에 있을 때도 그 스님은 여름 내내 비지땀을 흘려가며 황무지를 밭으로 만들었다. 밭이 만들어지자마자 절 아랫마을의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자신에게 팔라고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스님이 계산에 어둡다는 것을 알고는 아주 싼 가격을 제시했다. 스님은 그와 몇 마디 말을 주고받고는 그 논밭을 그 사람이 제시한 가격으로 넘겨주었다. 그 스님은 절의 재무스님을 불러 밭을 팔았다고 하면서 돈을.. 더보기 理判과 事判의 사이에 서서 겨울은 계절이 속도 조절하는 계절이다. 여름날, 뙤약볕이든 태풍이든 끝없이 내리던 장맛비든 서두르듯 양으로 내닫다가 찬바람 앞에서는 그 분위기가 가라앉고 만다. 그리고 겨울, 나무는 잎을 떨어뜨리고 봄을 위해 휴식을 취한다. 사람도 겨울이면 한 해의 끝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새로운 날을 위해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진다. 예순을 넘은 내 나이는 겨울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무엇을 해도 끝을 보고 성과를 장담하던 그 열정의 시간이 이제는 내 것이 아니다. 며칠 밤을 새워도 끄떡없던 체력도 이제는 하룻밤을 장담하기 어렵다. 친구들끼리 소주 한 잔 하는 자리에서도 건강 얘기가 빠지지 않으니 여름 같은 열정의 나이는 이미 지나 버렸다. 나에게 겨울이란 어떤 의미인가?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지금 나.. 더보기 중국 어학연수길에 나선 딸에게 중국 어학연수 길에 나선 딸에게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비행기 안이겠구나. 잠깐 여행이 아니라 일년을 살기 위해 중국으로 가고 있는 네 머리 속에는 온갖 생각이 가득할 것이다. 집을 떠나고 학교를 떠나고 네가 만나던 사람을 떠나는 자리이다. 여자 나이 스물둘이면 이제 스스로 서기 위한 마음가짐이 확고해야 하겠지만 아직도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지 불안하기만 할 것이다. 인생은 예정된 길을 간다고 믿는 것이 아빠의 요즘 생각이다. 그 예정된 길이라는 것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 다만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자신의 의지보다는 어떤 큰 힘에 의해 밀려서 살아온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너에게 예정된 길 중 중국에서 살아보는 길에 들어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누구나 앞날을 알 수 없기에 스.. 더보기 건축을 전공하고 있는 자식 자랑 건축을 전공하고 있는 자식 자랑 자식자랑은 푼수나 하는 짓이라고들 합니다. 자식자랑과 아내자랑이 합쳐지면 온 푼수, 한 쪽만 하면 반 푼수라지요. 그래도 반 푼수가 되는 걸 각오하고 자식자랑 좀 해야겠습니다. 건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제 아이가 올해 부산국제건축문화제에서 주관하는 디자인 워크샾에서 2등으로 입상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온 학생들로 구성된 30개 팀이 경합하여 그 결과를 만들었으니 자랑할만하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그동안 좋은 대학 못 갔다는 이유로 이렇게 저렇게 구박을 많이 받았었지요. 제 자신이 더 힘들었을 텐데 내 얼굴 깎였을까봐 그렇게 못난 짓을 했었나 봅니다. 다들 자식 키우면서 진정으로 자식을 위한 일을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부모얼굴에 훈장 만드는 일을 자식.. 더보기 오래된 집, 텃밭과 마당을 바라보며 오래된 집, 텃밭과 마당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내가 살고 있는 집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물려준 사십 년 묵은 이 집에서 고2부터 지금까지의 내 삶이 엮어져 왔습니다. 청춘이 지나 사십대 중반에 와 이제는 내 아이가 고3이 되어 있으니 한세대를 산 것이지요. 이 곳으로 이사 올 때 이 근방에서는 최신 유행의 가장 좋은 집이었는데 이제는 나이를 먹어 낡은 집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시간이 사람을 키우고 나무도 키웠지만 집은 황폐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옥상에 방수처리가 상해서 비가 새고 낡은 창문은 약한 바람에도 덜컹거립니다. 몇 번 칠한 페인트도 오래되어 외관은 흉하기 짝이 없습니다. 마루바닥도 상해서 내려앉고 비 새는 벽에는 곰팡이도 보입니다. 집 밖에 있는 화장실, 세면장도 이제.. 더보기 발코니 있는 아파트라야 吉宅길택 모 신문사에 기고원고로 썼는데 원고가 밀려있다해서 게재를 하지 못했습니다. 써 놓은 글이라 블로그에 올려 봅니다. 먼저 올린 글의 후편이라고 할까요? 이제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발코니 있는 아파트라야 吉宅 김 정 관 인공위성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면 사람이 만든 구조물 중에서 만리장성이 먼저 보인다고 했던가? 우리나라를 보면 어떨까? 아마 아파트만 보일지도 모른다. 시골에서 도시까지 거의 아파트가 원시시대의 공룡처럼 전 국토를 점령하고 있다. 노태우 정권 때 200만 호 공급이라는 물량 위주로 지어내다가 이제는 질적으로도 많이 나아져 괜찮은 주거 공간으로 정착이 되어가는 듯하다. 하지만 정말 아파트가 제대로 사람이 살만한 집일까라는 고민은 별도의 화두로 두어야 할 것 같다. 특히.. 더보기 발코니 예찬-아파트 처마 밑에 앉아 ‘후드득’ 빗방울 소리가 난간을 치더니 곧 비가 쏟아진다. 앞산에 비구름이 낮게 깔려 있더니 비가 내린다. 겨울비는 잎이 마른나무도 꼭 필요하지만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도 메마른 정서를 적시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집 아래 마당의 나무에 닿는 빗소리가 꽤 크게 들려온다. 거실로 드는 바람에 비가 묻어 겨울 냄새가 밴 찬 기운이 몸에 전해온다. 컴퓨터를 켜고 블로그에 저장해 놓은 비 노래 모음을 틀어 쓸쓸한 겨울 분위기에 젖어본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처음 일이 뒷방 창문을 열고 뒷산 숲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을 집으로 들여놓는 것이다. 창문을 열면 바람에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덤으로 묻어온다. 산에 바로 면해 있는 언덕 위의 집이라 지하철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급경사 길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야 한다... 더보기 머리는 숙이지만 자존감은 굽힐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오래 전에 네트워크마케팅을 부업으로 삼아볼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다. 그 일을 먼저 시작한 사람이 네게 그런 질문을 던졌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이야기? 그 대답을 찾기보다는 이 질문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기에 그를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는데 바로 이렇게 답을 내게 건넸다. “당신이 자신을 평가하는 것보다 상대방은 당신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질문의 의도가 제대로 와 닿지 않았지만 그의 이 말은 네게 큰 충격으로 전해졌다.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 착각에서 깨어나 현실을 제대로 보라는 얘기였다.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착각에서 깨어나 현실을 제대로 .. 더보기 오래된 절은 참 편안해요 옛 절은 왠지 편안합니다. 불교를 종교로 가지지 않은 사람들도 그런 편안함을 찾아 산사를 찾는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절은 명당에 있다고들 합니다. 큰 산에는 명찰이 다 있죠. 그 자리에 절이 없으면 오히려 제대로 경치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이 자연 속에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앉아있죠. 풍수지리라는 것이 요즘까지도 묘자리를 잡을 때 쓰는 것이라고 알아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기쉽습니다. 하지만 묘자리를 잡는 것은 음택풍수라고 하여 조선시대에 와서 유교의 영향으로 매장을 위한 좋은 자리를 잡는데 많이 쓰이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고을 터를 잡고 집을 지을 때 사람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터를 찾는 일종의 지리과학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일반해가 되지않.. 더보기 고래, 뭍으로 오르다 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 삼등 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오래된 노래죠 ^^ 한국 고래잡이의 전진 기지였던 울산 장생포 그곳에 그래에 대한 모든 것을 모아 놓은 고래 박물관이 생겨습니다. 건축사신문에서 탐방을 다녀온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설계자는 울산 가가건축사사무소의 이근우 건축사입니다. 보통 박물관이나 전시관은 1층 내지 2층으로 지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고래박물관은 3층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계획단계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순전히 대지의 사정으로 결정된 것이지요. 해양공원의 전체 사이트는 여유가 있지만 박물관을 설계할 당시는 마스터 플랜이 확정이 되지 않아서 정해진 대지의 틀 안에 넣을 수 밖에 없어던 것이지요. 바다에서 고래가 뭍으로 올라 왔습니다. 포경이 금지되고 시간이 지나서 울산 앞바다.. 더보기 건축가의 능력 건축가가 가져야 할 자질 중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일을 만드는 능력입니다. 그것은 일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을 찾아오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일 없는 것이 불황의 탓이라고 넘기지도 말아야 합니다. 활황이어서 넘치는 일을 주워담듯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진정한 능력이 아닙니다. 그렇게 만드는 일이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지 못하는 것을 이제껏 보아 왔습니다. 그것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건축가로서 생존방식의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 인 철 댓글 작성 더보기 옛 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까닭은? 오래된 산사에 가면 왠지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굳이 불교를 종교로 가지지 않은 사람들도 그런 편안함을 찾아 산사를 찾는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주는 편안함은 어떤 연유에서 그런 것일까? 절이 있는 곳은 명당이라고 한다. 큰 산에는 이름을 들면 알 수 있는 명찰이 다 있다. 그 자리에 절이 없으면 오히려 제대로 경치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이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앉아있다. 명당이라는 용어는 풍수지리에서 연유가 된다. 풍수지리는 요즘까지도 묘 자리를 잡을 때 쓰는 것이라고 알아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기 쉽다. 묘 자리를 잡는 것은 음택 풍수라고 하여 조선시대에 와서 유교의 영향으로 매장을 위한 좋은 자리를 잡는데 많이 쓰이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 풍수는 고을 터를 잡고 집을 지을 때 사람.. 더보기 갈림길에서 길을 묻다 17년 전인가? 큰 결정을 해야했었다.대학을 졸업하고 5년차에 막 접어들었을 때였다. 사무소를 옮겨야 하나? 아니면 있던 곳에서 적당히 개기다가 건축사 시험을 보아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었다. 있던 사무실에서 개기면 5년 차니까 시험 준비를 하다가 6년 차에 시험을 치면 되고, 사무실을 옮기면 새 환경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험 준비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건축사 자격증이 벼슬처럼 여기던 시절이었지만 그 욕심보다는 일에 더 목이 말랐다. 있던 사무실에서 일을 제대로 익히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1년 차를 보냈던 곳에 다시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마음처럼 몸을 움직이기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대학 선배님을 찾아 뵈었다. 2년 선배였지만 2년이라는 시간차를 떠나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었다. 어쩌면 얘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