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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미래, 절을 바꿔 지어야 불교가 산다 제 사무실 근처에 규모가 제법 큰 포교당이 들어 섰습니다. 그런데 그냥 일반적인 모습의 집입니다. 박스 형태로 짓고 난간을 기와로 장식해 절 분위기를 조금 내었을 뿐 입니다. 간판만 절이지 분위기는 영 아닙니다. 이제 기와집이 아닌시대에 맞는 절의 형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도 없고 현대식의 절을 제대로 제안할 건축가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건축가인 제가 큰 사찰부터 포교당까지 현대식 사찰에 대한 제안을 준비했습니다. 콘크리트로 된 절을 설계를 하기는 했지만 아직 기와를 포기하지 못하는 스님을 설득하지 못해 양복에 갓쓰는 형식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기와를 벗은 우리 시대의 절을 미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스님들과 불사를 준비하는 이들이 읽고 사찰을 짓는데 반영을 할 수.. 더보기
우리 동네에 이런 절이 있었으면 우리 동네에 이런 절이 있었으면 김 정 관 이제 절은 세상을 향해 열려있어야 합니다. 산중에 숨어있었던 옛 절은 수행자를 품고 세상에서 도망쳐 자신을 숨기려는 사람을 안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시대의 절은 세상을 향해 문을 열고 빛이 어둠을 밝히듯 도시 생활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삶을 다독일 수 있어야 합니다. 절을 표현하면서 드는 사람 막지 않고 나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절은 늘 열려 있어서 누구라도 기꺼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생각해 봅니다. 절을 찾아 드는 사람은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답답한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절에 들었을 때의 힘든 상황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곳이라야 하겠지요. 절을 도피처로 찾았지만 해소처가 되고 마지막에는.. 더보기
발코니 예찬-아파트 처마 밑에 앉아 ‘후드득’ 빗방울 소리가 난간을 치더니 곧 비가 쏟아진다. 앞산에 비구름이 낮게 깔려 있더니 비가 내린다. 겨울비는 잎이 마른나무도 꼭 필요하지만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도 메마른 정서를 적시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집 아래 마당의 나무에 닿는 빗소리가 꽤 크게 들려온다. 거실로 드는 바람에 비가 묻어 겨울 냄새가 밴 찬 기운이 몸에 전해온다. 컴퓨터를 켜고 블로그에 저장해 놓은 비 노래 모음을 틀어 쓸쓸한 겨울 분위기에 젖어본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처음 일이 뒷방 창문을 열고 뒷산 숲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을 집으로 들여놓는 것이다. 창문을 열면 바람에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덤으로 묻어온다. 산에 바로 면해 있는 언덕 위의 집이라 지하철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급경사 길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야 한다... 더보기
머리는 숙이지만 자존감은 굽힐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오래 전에 네트워크마케팅을 부업으로 삼아볼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다. 그 일을 먼저 시작한 사람이 네게 그런 질문을 던졌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이야기? 그 대답을 찾기보다는 이 질문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기에 그를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는데 바로 이렇게 답을 내게 건넸다. “당신이 자신을 평가하는 것보다 상대방은 당신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질문의 의도가 제대로 와 닿지 않았지만 그의 이 말은 네게 큰 충격으로 전해졌다.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 착각에서 깨어나 현실을 제대로 보라는 얘기였다.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착각에서 깨어나 현실을 제대로 .. 더보기
오래된 절은 참 편안해요 옛 절은 왠지 편안합니다. 불교를 종교로 가지지 않은 사람들도 그런 편안함을 찾아 산사를 찾는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절은 명당에 있다고들 합니다. 큰 산에는 명찰이 다 있죠. 그 자리에 절이 없으면 오히려 제대로 경치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이 자연 속에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앉아있죠. 풍수지리라는 것이 요즘까지도 묘자리를 잡을 때 쓰는 것이라고 알아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기쉽습니다. 하지만 묘자리를 잡는 것은 음택풍수라고 하여 조선시대에 와서 유교의 영향으로 매장을 위한 좋은 자리를 잡는데 많이 쓰이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고을 터를 잡고 집을 지을 때 사람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터를 찾는 일종의 지리과학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일반해가 되지않.. 더보기
고래, 뭍으로 오르다 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 삼등 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오래된 노래죠 ^^ 한국 고래잡이의 전진 기지였던 울산 장생포 그곳에 그래에 대한 모든 것을 모아 놓은 고래 박물관이 생겨습니다. 건축사신문에서 탐방을 다녀온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설계자는 울산 가가건축사사무소의 이근우 건축사입니다. 보통 박물관이나 전시관은 1층 내지 2층으로 지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고래박물관은 3층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계획단계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순전히 대지의 사정으로 결정된 것이지요. 해양공원의 전체 사이트는 여유가 있지만 박물관을 설계할 당시는 마스터 플랜이 확정이 되지 않아서 정해진 대지의 틀 안에 넣을 수 밖에 없어던 것이지요. 바다에서 고래가 뭍으로 올라 왔습니다. 포경이 금지되고 시간이 지나서 울산 앞바다.. 더보기
건축가의 능력 건축가가 가져야 할 자질 중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일을 만드는 능력입니다. 그것은 일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을 찾아오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일 없는 것이 불황의 탓이라고 넘기지도 말아야 합니다. 활황이어서 넘치는 일을 주워담듯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진정한 능력이 아닙니다. 그렇게 만드는 일이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지 못하는 것을 이제껏 보아 왔습니다. 그것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건축가로서 생존방식의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 인 철 댓글 작성 더보기
옛 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까닭은? 오래된 산사에 가면 왠지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굳이 불교를 종교로 가지지 않은 사람들도 그런 편안함을 찾아 산사를 찾는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주는 편안함은 어떤 연유에서 그런 것일까? 절이 있는 곳은 명당이라고 한다. 큰 산에는 이름을 들면 알 수 있는 명찰이 다 있다. 그 자리에 절이 없으면 오히려 제대로 경치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이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앉아있다. 명당이라는 용어는 풍수지리에서 연유가 된다. 풍수지리는 요즘까지도 묘 자리를 잡을 때 쓰는 것이라고 알아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기 쉽다. 묘 자리를 잡는 것은 음택 풍수라고 하여 조선시대에 와서 유교의 영향으로 매장을 위한 좋은 자리를 잡는데 많이 쓰이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 풍수는 고을 터를 잡고 집을 지을 때 사람.. 더보기
갈림길에서 길을 묻다 17년 전인가? 큰 결정을 해야했었다.대학을 졸업하고 5년차에 막 접어들었을 때였다. 사무소를 옮겨야 하나? 아니면 있던 곳에서 적당히 개기다가 건축사 시험을 보아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었다. 있던 사무실에서 개기면 5년 차니까 시험 준비를 하다가 6년 차에 시험을 치면 되고, 사무실을 옮기면 새 환경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험 준비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건축사 자격증이 벼슬처럼 여기던 시절이었지만 그 욕심보다는 일에 더 목이 말랐다. 있던 사무실에서 일을 제대로 익히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1년 차를 보냈던 곳에 다시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마음처럼 몸을 움직이기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대학 선배님을 찾아 뵈었다. 2년 선배였지만 2년이라는 시간차를 떠나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었다. 어쩌면 얘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