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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행복한삶을담는집이야기

내 나이 일흔인데 집을 지어도 될까요?

경남 양산 석경수헌 기공식 - 건축주께서 토지신과 천지신명께 이 터에 집 짓는 일을 허락해 달라며 고하고 있다.

 

 

예순이 갓 넘은 건축사에게 일흔 인 건축주가 묻는다. 집을 짓는다는 건 일흔이면 너무 늦은 나이가 아니냐며 쑥스러워하신다.. 집을 짓는 데 나이를 따지는 사람이 없을까?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단독주택을 지어서 사는 데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나이나 건강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에 살면서 병원 가까이 있어야 노후가 편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정말 그럴까? 예순이든 일흔이든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면, 지병이 있어서 아파트가 아니면 힘이 부쳐서 살기 어렵다고 하는 생각이 맞을까?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심지어 남자들의 로망이 자연인이 되는 것이라고도 얘기한다. 심심산골 깊은 산골에 얼기설기 오두막을 짓고 사는 분들이 이제 사는 맛이 난다고 한다.

 

자연인으로 사는 그분들은 대부분 일흔이 넘은 나이도 많고 건강도 산에 살게 되면서 좋아졌다고도 한다. 건강 상태도 속병은 나아졌다지만 육체적으로는 불편한 분들도 꽤 많이 보았다. 그러면서도 자연과 함께 사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얘기한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분들은 누구나 자연과 함께 사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얘기한다.

 

 

 

아파트에 사는 우리들은 계량화된 집에다 우리의 삶을 끼워 맞춰서 살고 있다. 아파트에 살면서 집에 있으니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남의 집에 월세나 전세로 살다가 내 집을 가져서 살게 된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집에서 행복하다는 얘기가 그 방향이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누구나 후반기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은퇴시기가 없는 직업을 가진 분들은 일을 그만두는 때를 스스로 정할 수 있으니 논외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에서 물러나 자연인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은퇴시기를 정하지 않아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행동반경이 좁아지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집에서 할 일이 따로 없는 아파트살이는 일상을 피폐하게 한다. 부부만 사는 아파트에 친구를 부를 수도 없고 자식들이 문안차 찾아와도 들어서기 바쁘게 보내기 바쁘다. 혼자 살아도 그렇고 부부가 살아도 그런 게 아파트라는 주거의 한계가 그렇기 때문이다.

 

 

아파트라는 고인 물에서는 사람이 시들 듯이 명을 이어가지만, 단독주택은 흐르는 물처럼 생기가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할 게 없는 아파트를 떠나 무엇이든 못할 게 없는 단독주택을 지어 살아보려고 하는 것이다. 아파트라는 고인 물에서는 사람이 시들 듯이 명을 이어가지만 단독주택은 흐르는 물처럼 생기가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다.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우리 식구들이 하고 싶은 대로 일상의 프로그램을 담아 짓고 산다면 신나는 일상을 열 수 있는 게 단독주택이다.

 

 

일흔이 된 건축주께서 살 집의 조감도, 스스로 석경수헌이라 당호를 지어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으시다.

 

 

일흔이 된 건축주는 설계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기공식을 하는 자리에서 전 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그분은 악기도 여러 개를 다루시는데 집이 지어지면 가족들은 물론이고 지인들을 초대해서 연주회를 가지는 꿈에 부풀고 있단다. 너른 집터에 건물이 앉고 난 곳곳에 마련된 마당들을 꾸미고 가꾸는 재미에도 기대에 차 있으시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일보다는 오늘 하루가 소중하지 않은가?? 내일로 미루지 않고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즐거움은 꼭 나이에 한하는 일이 아닐 터이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기대가 없는 삶에서 내일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루를 시작하면서 즐거울 게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없는 삶이라면 내일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기공식에서 건축주는 이 터에 집을 짓는 것을 쾌히 허락해 달라는 간절한 축원을 토지신과 천지신명께 올렸다. 그리고 이 집을 짓기 위해 애쓰는 건축사와 시공자에게도 고맙다는 내용을 마음에 담아 얘기했다. 축문을 읽는 건축주의 목소리는 마치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외치는 듯했다. 그 목소리만 들어도 건축주께서는 이 집에서 남은 생이 행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흔에 집을 지어도 되나요?

그럼요. 삶에서 해야 하는 선택은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얼마나 행복한 하루를 보내느냐에 달려 있으니까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집 짓는 현장을 돕겠다고 하시니 이미 지금부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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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일흔인데 집을 지어도 될까요?

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211220 내 나이 일흔인데 집을 지어도 될까요? 예순이 갓 넘은 건축사에게 일흔인 건축주가 묻는다. 집을 짓는다는 건 일흔이면 너무 늦은 나이가 아니냐며 쑥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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